2023 US 오픈 여자 결승 예상해 보기

준결승 리뷰

• 가우프가 무호바를 꺾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이제 가우프는 경기에서 지고 울면서 나오미 오사카에게 위로받던 어린 소녀가 아닙니다. 가우프 최대의 장점은 위기에서도 침착하게 자기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2세트 무호바 서브 게임 듀스 상황에서 40번이나 되는 랠리를 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겁니다. 몇 차례 위기가 있었는데 당황하지 않고 수비를 잘했습니다. 넘기기만 급급한 게 아니라 무호바가 추가 공격을 할 수 없는 위치로 정확히 넘겼습니다. 랠리 40회를 보면서 가우프가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조금의 운도 따랐습니다. 가우프는 6번째 매치포인트에서 무호바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승리했습니다. 미국 팬들의 열렬한 응원도 가우프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누가 결승전 상대가 되어도 가우프는 자기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제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사바렌카와 키스의 경기는 1세트부터 전혀 예상과 다르게 펼쳐졌습니다. 랭킹 1위를 예약해 놓은 사바렌카가 0:6 베이글 스코어로 1세트를 빼앗겼습니다. 키스 선수의 노련함과 위닝샷이 빛났고, 사바렌카의 약점이 두드러졌습니다. 사발렌카는 먼저 득점을 하며 시작을 해야 하는 스타일입니다. 사바렌카는 자신이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실력을 십분 발휘하지만, 뒤쳐진 상황에서 역전하지 못하는 심리적 약점이 있습니다. 사바렌카가 강한 샷을 날리면 포핸드 에러가 나버립니다. 반면 키스는 상대의 힘을 이용해서 정확하게 빈 곳으로 보내서 기막힌 위닝샷을 만들어냈습니다. 잘 치려고 할수록 되치기를 당하니 사바렌카 멘탈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 키스가 왼쪽 허벅지 통증을 느끼고 사바렌카가 정신을 차리면서 2세트가 팽팽해졌습니다. 타이 브레이크에서 사바렌카가 2세트를 챙겼습니다. 3세트도 업치락 뒤치락하며 타이 브레이크까지 갑니다. 키스가 허벅지 통증 때문인지 세발 이상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서는 공을 네트 위로 넘기지 못했습니다. 하체가 받혀주지 못하니 사바렌카의 파워 샷에 밀리는 모습이 잦았습니다. 사바렌카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샷과 좌우로 흔드는 샷을 적절히 섞으면서 키스를 공략한 게 주요했습니다. 사바렌카는 마지막 세트 타이 브레이크 앞서 나가는 상황이 되자 약간 여유로워졌습니다. 사바렌카가 신승을 거둡니다. 

 

• 테니스는 야구나 골프처럼 스틱을 갖고 타격하는 운동이지만 전혀 다른 규칙이 있는 운동입니다. 공을 멀리 날리면 되는 게 아니라 공을 라인 안에 떨어뜨려야 합니다. 힘을 폭발시켜야 하는 게 아니라 힘을 조절해야 하는 거죠. 사바렌카가 힘을 폭발시킬 때 포핸드 에러가 많았지만, 힘을 좌우로 분산했을 때 승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테니스 스트로크에서 파워도 중요하지만 파워를 컨트롤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US 오픈 여자 결승 예상

가우프 vs 사바렌카

• 서브, 스트로크, 힘과 기술에서 사바렌카 선수가 우월합니다. 심리적으로 가우프가 안정되어 있지만 첫 메이저 대회 결승이다 보니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사바렌카는 호주 오픈 우승 경험이 있고, 준결승에서 큰 위기를 넘겼기 때문에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결승에 임할 것 같습니다. 사바렌카 선수의 승리를 예상합니다. 

 

• 그러나 가우프가 1세트 사바렌카의 서브를 브레이크 하며 앞서 나간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앞서 나가면 사바렌카를 심리적으로 압박할 수 있습니다. 도전받는 사바렌카의 입장보다 어린 나이에 첫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하는 가우프가 더 마음이 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이 홈 코트에서 열렬한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있 것 같습니다.